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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는 청춘(Hot Young Bloods) : 패기 넘치는 주먹, 그리고 로맨스

염재 2022. 1. 16. 02:04

피끓는 청춘(Hot Young Bloods) 영화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1. 충청도 배경의 향수병 자극하는 영화 (feat. 출연진 정보)

  - 시놉시스(by Naver movie): '영숙'은 충청도를 접수한 여자 일진이지만,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을 바라보며 애만 태운다. 한편 홍성농고 싸움짱 '광식'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영숙이 야속하기만 한데, 서울 전학생 '소희'의 등장이 이들 관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소희 꼬시기에 여념 없는 중길 때문에 속상한 영숙의 마음을 알아챈 광식은 급기야 소희에게 손길을 뻗친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중길을 지키기 위해 영숙은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자신을 던지는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1982년 충청도를 뒤흔든 불타는 농촌 로맨스! 청춘의 운명을 뒤바꾼 뜨거운 드라마가 지금 시작된다!

  - 감독: 이연우

  - 출연: 박보영(주연), 이종석(주연), 이세영(주연), 김영광(주연), 권해효, 김희원, 라미란, 신현탁, 박정민, 전수진, 김성범, 박승태, 이승근, 임형택, 이은정, 김인경, 김지요, 유하복, 김광규

 

2. 패기 넘치는 그 시절 청춘들의 삶 이야기 (스포일러 있음)

  때는 1982년 충청도, 얼굴이 반반하게 생긴 홍성농고 카사노바 중길(배우: 이종석)은 여자를 꼬시는 데 능숙합니다. 자신만의 리스트에는 여러 여학생들의 이름이 적혀있는데, 이 친구들을 꼬시는 데 성공할 때마다 명단을 지워나가는 등 오로지 여학생 유혹에만 관심이 있는 소문난 바람둥이입니다. 그리고 이런 중길을 마음에 두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홍성농고의 일진인 영숙(배우: 박보영)입니다. 그녀는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강한 맷집과 깡다구를 가지고 있어, 누구도 감히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중길과는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으나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중길이 영숙을 멀리하게 되며 그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하고만 있었습니다. 일진 자리의 무게감과 애교 없는 성격 탓에 사랑 표현을 하지는 못하고 마음 앓이를 하는데, 이런 그녀를 좋아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홍성공고의 일진인 광식(배우: 김영광)입니다. 광식은 영숙과 같은 위치에 있는 일진으로서 서로 모종의 동맹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만 실은 영숙을 마음에 두고 사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삼각관계 속에 갑자기 뛰어들어온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서울에서 전학 온 청순한 여학생 소희(배우: 이세영)입니다. 중길은 소희의 청순한 모습에 반해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이를 보는 영숙은 혼자 마음앓이를 합니다. 그리고 또 이런 영숙을 바라보는 광식은 중길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한편, 청순한 줄만 알았던 소희는 사실 서울에서 한가닥 했던 일진으로 담배를 들고 다니는 등 비밀을 숨기고 있었는데, 이를 영숙에게 들키게 되고 둘은 화장실에서 한바탕 몸싸움을 벌입니다. 중길은 처음에는 영숙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결국 사실을 알게 되고, 이 날 내심 영숙을 향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것을 눈치챈 소희는 중길과의 관계를 정리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후 여전히 소희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싶었던 중길은 방황하는데, 이런 중길에게 소희는 한 가지 미션을 줍니다. 바로 광식을 처리하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영숙이가 중길이를 좋아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광식이 중길에게 복수하고자 소희를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이에 중길은 이전에 소희가 선물해준 맥가이버칼을 가지고 광식을 습격합니다. 그러나 싸움과는 거리가 멀었던 중길은 굉장히 어설펐고 결국 광식에게 뺨 50대를 순순히 내어주고 풀려납니다. 나중에 광식은 이 사실을 영숙에게 이야기하며 중길이를 처리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들은 영숙은 자신이 일진 자리를 내려놓으면 중길이를 살려줄 거냐고 오히려 되묻습니다. 그리고 영숙이 광식에게 한 순간도 마음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광식은 결국 영숙을 일진 자리에서 몰아냅니다. 이후 중길이는 광식에게 다시 싸움을 걸어오는데 광식은 영숙과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중길이를 보내줍니다. 나중에 영숙이가 중길을 위해 구타를 당하면서까지 희생한 사실을 알게 된 중길은 광식에게 분노합니다. 영숙이 받았을 고통을 마음에 간직하고 진심으로 결투에 임한 중길은 그간의 모습과는 다르게 결국 광식과의 싸움에서 살아남고, 광식에게 빼았겼던 영숙이의 선물인 소중한 운동화를 되찾습니다. 이후 영숙이를 만나러 집에 찾아가지만 이미 영숙은 서울로 떠났습니다. 영숙은 중길이 꿈을 이루고 성공하기를 바라며 책과 편지를 남겼고, 중길은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공부하여 충청농업대학교 축산학과에 차석으로 합격합니다. 이후 멋지게 차려입은 중길은 서울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영숙을 찾아가 프러포즈를 하고 둘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3. 전형적인 패턴의 스토리이지만 유쾌하게 풀어낸 킬링타임 영화

  영화 '피끓는 청춘'은 한국의 정서가 잘 드러나는 하이틴 영화로서 비슷한 배경을 가진 영화로는 '말죽거리 잔혹사' 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어떤 시대적 배경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뻔한 스토리 전개이지만 주연배우 네 명의 캐릭터는 확실하게 매력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연기 또한 특성에 맞게 잘 소화해냈습니다. 카사노바 콘셉트인 이종석 배우는 특유의 화사한 피부를 뽐내며 충분히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겠다 싶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일진 역할을 살벌하게 소화해 낸 김영광 배우의 연기도 굉장히 매력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일진 역할이 잘 어울렸던 박보영 배우의 모습은 역시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고 그 조합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장면들이 궁금해지는 그런 특이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조연 배우들도 감초 같은 역할을 잘 소화해주어서 더더욱 유쾌하게 영화를 상영할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피끓는 청춘'에서 조연으로 출연하였던 박정민 배우는 역시나 어떤 역할도 맛깔나게 표현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말미에 특별 출연하였던 김광규 배우의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어쩌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들을 적절한 코믹 요소에 버무려서 유쾌하게 잘 풀어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통쾌한 액션 씬들도 있었고, 로맨스 라인도 무난하게 잘 표현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주말에 가볍게 즐거움을 추구하고 싶다면, 80~90년대 학원물을 좋아한다면, 혹은 딱히 볼 것 없고 그냥 가볍고 재밌는 영화를 원한다 싶으면 이 영화 '피끓는 청춘'을 추천드립니다. 부담 없이 접근하기 좋으며 깔끔한 엔딩으로, 영화가 끝나는 순간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