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모에 휘말린 전직 격투기 선수의 복수극 (스포일러 없음)
영화가 시작하고 곧바로 링 위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바로 10승의 전적을 가진 무적의 챔피언 토마시 바르트코비아크(배우: 유제프 파브워프스키)와 도전자인 콘라트 레페치(배우: 다미안 마예프스키)의 경기입니다. 첫 번째 라운드는 우리의 주인공인 토마시 바르트코비아크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콘라트의 뚝배기를 살살 깨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라운드가 종료될 즈음 콘라트 쪽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꿍꿍이를 백만 개는 가지고 있음 직한 표정을 지으며, 주인공 토마시의 물통에 뭔가 작업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상한 작업이 이뤄졌는지를 토마시 측 관계자는 모두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곧이어 첫 번째 라운드가 종료되고, 링 위의 선수들은 각자의 코너에서 코치들의 조언을 받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당연히 제공된 물도 벌컥벌컥 마십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의 주인공 물에는 뭔가 수상쩍은 무언가가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선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물을 주는 코치와 잘 받아먹는 토마시... 야 그런 거 먹지 마... 또르르...
결국 두 번째 라운드에서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고 시야가 흐려진 토마시는 콘라드에게 뚝배기를 무진장 깨지고, 심지어 시합에서 도핑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패배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뒤로 격투기 생활을 청산하고 홀로 지내게 됩니다. 그러면서 형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가드 일을 하고 있는 토마시.
이런 토마시에게 형 빅토르 바르트코비아크(배우: 안토니 파블리츠키)는 클럽 운영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지만 토마시는 이를 거절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 빅토르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습니다. 이렇게 형의 클럽을 운영하게 된 토마시. 그러나 클럽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은 사실 없습니다. 그리고 마침 어떤 의문의 사내로부터 높은 금액에 클럽을 매입하겠다는 연락이 오죠.
그러나 매입자와의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계약서를 작성하던 중, 토마시는 무언가 석연찮음을 느낍니다. 매입자가 바로 형의 교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형 빅토르의 죽음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이해관계가 뒤섞인 거대한 조직의 이윤을 위해 빅토르의 클럽 부지가 꼭 필요했던 것이죠. 그래서 클럽을 매각하라는 협박과 회유가 지속되다가 잘 안 풀리니까 아예 주인을 제거해버린 것이었죠.
이제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토마시. 형의 죽음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행동을 시작합니다. 동료를 하나 둘 영입하며 사건의 본질을 찾고 처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일행. 과연 이들은 거대한 음모 뒤에 숨은 막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을까요?
2.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네. (앗, 소문도 안 났나?)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죽 훑어보다가 '바르트코비아크'의 소재가 'MMA' 격투기라는 것을 보고, 화려한 액션과 파이터의 고뇌 뭐 이런 것을 다루는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놉시스를 보니 형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격랑에 휘말린 사나이 정도로 표현이 되어 있길래 '아, 그럼 정도를 걸어온 격투기 선수가 어떤 음모에 휘말려서 조직을 소탕하는 화려한 액션극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플레이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역시나 초반부 오프닝에서 제가 생각했던 대로 링 위의 격투기 씬이 꽤 생동감 있게 잘 표현되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 상승시켜주었습니다. 마치 진짜 격투기 시합을 보는 듯한 영상이 꽤 멋있었는데, 그것이 이 영화 액션의 처음이자 마지막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나중에도 액션 씬이 종종 나오긴 하나 통쾌함이나 화려함과 같은 느낌이 없어서 사실 좀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고, 펑펑 터지지도 않으며, 굉장히 수동적인 캐릭터의 성격이나 전반적인 스토리 전개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느낌이 영화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좋은 소재와 개성 있는 마스크의 배우들이 등장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영화가 루즈해질 수 있을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너무 기대했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짧은 킬링타임으로 보기에는 뭔가 그만한 만족감을 얻지 못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금하시다면 상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 그래도 마지막에 '콤바치(Combate)'라는 인사를 하고 스파링을 하려다가 서로 껴안는 모습을 보면 조금 가슴이 뭉클해지긴 합니다. (콤바치는 주짓수 시합 전에 하는 손 인사의 일종이고, 누가 서로 껴안는 것인지는 괜히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3. 결론: 이런 분들은 보셔도 좋겠습니다만...
본인이 격투기 마니아라서 모든 매체를 섭렵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보셔도 무방하시겠습니다. 다만, 밀려올 수 있는 실망스러움은 스스로 극복하셔야 한다는 거...
그 외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께서 짧은 러닝타임과 적절한 액션, 그리고 '권선징악' 스토리를 보고 싶다! 하신다면 한 번 상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막 때려 부수면서 풀어나가지는 않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막 되는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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