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각을 잃는 재앙이 다가온다 (with 출연진 정보)
- 시놉시스(by Netflix): 미지의 재앙이 인류를 휩쓴다. 세상이 뒤집힌 지 5년. 용케 살아남은 여자와 그녀의 아이들이 또다시 위기에 처한다. 안전한 곳을 향해, 그들은 필사적인 모험을 감행한다.
- 감독: 수사네 비르
- 출연: 산드라 블록(주연), 트레반테 로즈, 존 말코비치, 세라 폴슨, B.D. 웡, 재키 위버, 로자 살라자르, 대니엘 맥도널드, 릴 렐 하워리, 톰 홀랜더
- 장르: SF, 도서 원작, 스릴러
2. 살아남으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 (스포일러 없음)
영화 초반, 맬러리(배우: 산드라 블록)는 그녀의 동생인 제시카(배우: 사라 폴슨)와 함께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 티비에서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자살한다는 괴이한 현상에 대해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맬러리는 임신을 한 상태였고 곧이어 둘은 진료를 받기 위해 함께 산부인과로 향합니다. 진료를 받고 나서는 중 어떤 여자가 이마가 찢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를 계속 건물 외벽에 부딪히는 것을 목격합니다. 무언가 심상찮음을 느낀 맬러리는 제시카와 함께 다급히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도로에서는 무언가 긴박한 일이 벌어진 듯 사람들이 무법적으로 운전을 합니다. 가까스로 신호를 지켜가며 이동하던 중 갑자기 제시카가 무언가 믿을 수 없는 물체를 본 듯 눈물을 흘리며 혼란에 빠집니다. 심지어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도로를 무법 질주하다가 차량이 뒤집어지는 사고를 겪습니다. 뒤집어진 차량에서 기어 나온 제시카는 계속 홀린 듯 무언가를 쳐다보며 걸어가고 마지막 순간 언니 맬러리를 쳐다보면서 그대로 트럭에 치여 죽습니다. 주변에서는 차량이 폭발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며 아비규환의 장이 펼쳐집니다. 사람들을 따라 살기 위해 뛰어가던 맬러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한 집에 들어가게 되지만, 그녀를 도와줬던 이 역시 무언가에 홀린 듯 불타는 차량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자살을 합니다. 집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다들 괴기한 이현상에 대해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들은 여러 정보를 조합하여 어떤 존재를 눈으로 쳐다보면 죽게 된다는 사실만을 인지한 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집 안에서 바깥과 통하는 창을 모두 신문지로 가린 채 고립된 삶을 이어가던 그들은 자원이 유한함을 알고 있기에 생존 환경을 더 개선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합니다. 대표적으로 'CCTV라는 매체를 통해 그 존재를 쳐다본다면 과연 죽음을 향해 뛰어드는 효과를 예방할 수 있을까?' 였는데, 이 방법은 카메라를 통해 그 존재를 인지한 피실험자가 자살하면서 실패하게 됩니다. 이후에 수상한 자(게리_배우: 톰 홀랜더)에 의해 이들의 쉘터는 위기에 빠지게 되고, 맬러리와 톰(배우: 트래반트 로즈)은 쉘터를 나서게 되고, 이후 5년의 시간이 지나 둘만의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 가족처럼 서로를 끈끈히 지켜주며 계속해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여러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에서 시각을 포기하고 나아가는 삶은 굉장히 버거운 일입니다. 과연 이들은 다른 생존자들을 만나 안전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3. 장애 요소에 대한 색다른 해석
영화 '버드 박스'는 사람의 오감 중 가장 많이 의지를 하게 되는 '시각' 을 잃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 을 바라보면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전제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데, 영화 내내 그것의 존재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습니다. '버드 박스'의 원작인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그것의 원인과 정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고 합니다. 사실 초점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걸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흔한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버드 박스에서는 인물들의 시각을 제한함으로써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그리고 생존자 중 일부는 시각이 제한되지 않으며, 이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됨으로써 긴장감은 점점 고조됩니다. 나는 못 보는데, 동시에 누군가는 나를 똑바로 볼 수 있으며 심지어 나를 위협한다는 사실은 관객들로 하여금 극 중 등장인물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영화의 말미에 묘사된 안전한 장소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기관이었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애초에 시각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눈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할 걱정이 없었으며, 애초에 시각이 제한된 삶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생존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주로 장애 요소가 큰 걸림돌이 되어 결국은 사망하게 되는 플롯이라면, '버드 박스'는 이런 플롯을 완전히 반대로 묘사한 셈입니다. 오히려 장애가 있기에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시각 장애에 대해 다시금 접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일반적인 재난영화에 속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캐치하여 사고를 확장해볼 수 있는 비교적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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