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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리뷰/영화 리뷰

나의 형제(Bro, Mon frère) : 형이라는 존재의 무게감

by 염재 2022. 1. 10.

나의 형제(Bro, Mon frère) 영화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1. '나의 형제' 소개와 출연진 정보

  - 시놉시스(by Netflix):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동생을 구하기 위해 끔찍한 일을 저지른 형. 그 일로 소년범 보호 관리소 신세가 된다. 어린 10대의 눈에 비친 그곳은 규칙이 통하지 않는 약육강식의 세계. 생존을 위한 소년의 몸부림이 시작된다.

  - 감독: 쥘리앵 아브라암

  - 출연: MHD(주연), 다렌 뮈즐레, 아이사 마이가, 잘릴 레스페르, 유수프 게예, 히암 아바스, 리제트 말리도르

 

2. 트라우마 속에서도 지켜내는 형의 마음 (스포일러 있음)

  무언가 일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한 소년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고 갑니다. 소년의 셔츠 카라 뒤쪽에는 몇 방울의 피가 튀어있고, 어떤 이가 소년의 폭력성이 문제라고 언급합니다. 이후 사회복지사에 의해 소년 테디(배우: MHD)는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이 생활하는 소년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 곳은 사회에서 크고 작은 범죄를 일으킨 아이들을 수용하는 곳으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감옥에 수감될 수 없으니 일종의 소년원에서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테디는 신입이고, 흑인이며, 말수가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곳의 다른 소년들은 테디를 경계하며, 놀리고, 조롱합니다. 특히 엔조(배우: 다렌 뮈즐레)라는 친구가 심하게 그를 조롱하고 괴롭히는데, 모든 순간에도 테디는 굴복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합니다. 한 편, 이 기관은 복싱을 이용한 심리 치료를 시행하는데, 이 기법을 통해 테디에게 일어났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테디는 동생('엔디', 배우: 유수프 게예)이 한 명 있으며, 이 둘은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집을 나와 멀리 '암스테르담'에서 별거중에 있으며 테디와 동생은 어머니를 굉장히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후 어떤 계기를 통해 엔조와 테디는 한 팀이 되고, 함께 소년원을 탈출하기까지 합니다. 이들은 테디와 앤디의 어머니를 찾으러 함께 암스테르담으로 향합니다. 암스테르담에서 어머니를 만났지만 테디는 어머니가 셋째를 임신한 상태인 것을 보고 일종의 배신감, 실망감을 느낍니다. 본인과 동생인 앤디가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힘들게 살 때, 집을 떠난 어머니는 셋째를 임신하고 비교적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그 사이 소년원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서운함과 배신감은 더 컸습니다. 이런 갈등을 두고 어머니와 대화를 하려던 찰나 밖에서 대기하던 엔조가 그들을 찾으러 온 사회복지사(알고보니 경찰)에게 붙잡히게 됩니다. 이를 알게 된 테디는 그들에게 엔조를 놔주라고 소리치고 본인은 옥상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로 대치하게 됩니다. 그 순간, 예전에 자신을 괴롭혔던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만 뇌리에 떠오르며 혼란스러워진 테디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절규하며 영화 '나의 형제'는 막을 내립니다.

 

3. 이유 없는 범죄는 없다

  넷플릭스에서 처음에 영화 '나의 형제'의 썸네일을 보고, 형제간의 우애를 다루는 청소년의 성장기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사고로 소년원에 들어간 소년이 그 안에서 살아남고자 격투기를 배우고 종전에는 강해져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청년이 되어간다. 이런 스토리 전개를 생각하고 접근해서 상영하게 된건데, 전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액션 영화가 아니라 소년들의 심리를 다룬 다소 무거운 주제의 영화였던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영화에서 소재로 쓰인 복싱 심리 치료를 통해서 테디의 과거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킨다는 점이 프랑스 영화 특유의 기법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테디는 말수가 적어서, 누가 본인에게 이야기를 걸어도 대답에 필요한 최소한의 말 이상은 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 친구가 왜 소년원에 왔는지 대사를 통해서는 알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캐릭터 컨셉을 잘 유지하고 영화 스토리도 잘 파악할 수 있게 표현한 것은 참 기발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테디 역을 맡은 배우는 프랑스에서 유명한 '래퍼'라고 합니다. 누구보다 말을 많이 내뱉는 직업일텐데, 말수가 적은 역할을 맡은 게 개인적으로는 아이러니하고 재밌게 느껴집니다. 영화 '나의 형제'는 결말이 조금 아쉽게 끝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잘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메세지의 전달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명확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중에서도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저는 비교적 유쾌한 마음으로 추천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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