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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리뷰/영화 리뷰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 진실 혹은 거짓된 삶

by 염재 2022. 1. 13.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영화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1. 간략한 영화 소개와 감독, 배우 정보

  - 시놉시스(by Netflix): 작은 마을에서 정원을 가꾸고, 직장에 출근하며 아내와도 금실이 좋은 남자. 그는 마냥 행복하다. 몇백만의 시청자가 그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 채.

  - 감독: 피터 위어

  - 출연: 짐 캐리(주연), 에드 해리스, 로라 리니, 노아 에머릭, 너타샤 매컬혼, 홀런드 테일러, 브라이언 델리트, 우나 데이먼, 폴 지어마티, 피터 크라우스, 필립 베이커 홀

 

2. 내가 알던 모든 것이 과연 진실일까? (스포일러 있음)

  트루먼 버뱅크(배우: 짐 캐리)는 사랑스런 아내 메릴 버뱅크(배우: 로라 리니)와 함께 섬 씨 헤이븐(Seahaven)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보험회사 직원으로 평범한 삶을 이어나가던 트루먼에게 어느 날은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사건이 하나 둘 벌어집니다. 화창하고 푸른 하늘에서부터 갑자기 커다란 조명이 떨어져 트루먼의 발 앞에 내동댕이 쳐진다던지, 자신의 카오디오에서 누군가 트루먼의 행선지를 중개하는 듯한 내용이 흘러나온다던지, 어릴 적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갑자기 등장하는데 누군가에게 잡혀간다던지 말입니다. 연속되는 이상한 사건들에 무언가 수상한 낌새를 느낀 트루먼은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돌발적인 행동을 합니다. 바로 자신의 경로를 급하게 틀어서 회사가 아닌 다른 건물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장면을 목격합니다. 건물이 마치 촬영 세트장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당연히 기계적인 도르래 장치가 보여야 하는 것인데 이 건물은 이상하게 그 안에 다른 공간과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트루먼의 시선을 느끼고는 마치 합을 맞춘 듯이 원상 복구하는 등 굉장히 수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다 짜고 트루먼을 향한 몰래카메라를 찍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제 집에 돌아가서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아내, 친한 친구들과 공유하지만 손쉽게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트루먼은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건 그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트루먼이 학생 시절 만났던 한 여자, 로렌(배우: 나타샤 맥켈혼), 트루먼은 로렌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로렌 역시 트루먼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트루먼이 로렌을 만나려고 할수록 교묘하게 주변 사람들이 둘 사이를 방해하여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도서실에서 둘은 조우하게 되고, 로렌은 트루먼에게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진실이란 바로 이곳의 모든 것이 다 트루먼을 위해 제작된 가짜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인 로렌도 가짜고 진짜 이름은 실비아이며, 이제 자신은 곧 다른 이들에게 발각되어 잡혀갈 테니,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별의 순간 그녀가 트루먼에게 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Get out of here. Come and find me. 이곳에서 나와. 그리고 날 찾으러 와." 한 번 품은 의심은 이후에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반복됨에 따라 점차 커져갔고, 트루먼은 그간 자신이 살아온 씨 헤이븐 섬이 낯설어지며 주변의 모든 인물을 믿을 수가 없게 됩니다. 결국 트루먼은 진실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사실 진실은, 트루먼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여 생중계하는 '트루먼 쇼'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었고, 이를 기획하고 총괄 감독하는 크리스토프(배우: 에드 해리스)에 의해 트루먼의 삶이 제작되었던 것입니다. 씨 헤이븐이라는 섬은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이었습니다. 심지어 제작진은 방송 사고를 막기 위해 트루먼이 어릴 때 그에게 물에 대한 공포감을 심어주어 씨 헤이븐 섬 밖으로 나갈 수 없게 장치를 해두는 교묘함까지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가짜라는 합리적인이고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게 된 트루먼은 물에 대한 공포감을 견뎌내며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과정 중 제작진에 의한 폭풍우, 천둥번개 등 다양한 방해 공작이 가로막지만 트루먼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윽고 세트장의 끝에 도달한 트루먼은 세트장 밖을 향하는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아갈 기로에 섰습니다. 이에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에게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데, 트루먼이 밖으로 나가면 삶이 더 힘들 것이며, 여기 씨 헤이븐 안에서 살아간다면 평생 행복한 일들만 있을 것이라고 회유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트루먼은 이를 거절하고 세트장을 나서며, 동시에 그간 방영되어왔던 트루먼 쇼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3.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 영화 '트루먼 쇼'는 1998년도에 상영된 것으로 처음 접했던 것은 제가 학창시절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라서 그런지 짐 캐리 배우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영화의 평화로운 분위기, 그리고 판타지스러운 스토리가 마냥 즐겁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 다시 접한 트루먼 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트루먼은 적어도 씨 헤이븐 안에서는 삶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네 삶의 주인공은 바로 너 자신이야!"라는 다소 진부한 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쇼의 주인공이니까 주변의 모든 요소들이 그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스스로가 쇼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닫지만 못한다면 사고도 없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허덕여서 힘겹게 살아갈 일도 없을 것이며, 사랑에 아파하거나 회사 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등 실제 삶에서 겪을 수 있는 고통과 아픔을 겪을 일이 없을 것입니다. 각본상 힘든 일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는 육체적, 정신적 역치 이상으로 책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연 배우가 의도되지 않은 트라우마를 겪는다면 쇼의 변수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쇼 안에서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굉장한 경제적 부를 얻으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달콤한 조건도 마다하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아가는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요즘 업무,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지속되다 보니까 차라리 트루먼처럼 모든 것이 거짓이고 결국은 다 좋게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신 승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트루먼이었다면 마지막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할지 굉장히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과연 저는 무슨 선택을 할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하나를 선택하고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우리는 감당할 수 있을까요? 삶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 '트루먼 쇼'를 상영하시고 스스로의 가치 판단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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